'문학'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6.12.09 달을 보며 2
  2. 2016.12.09 여백
  3. 2016.06.11 전화번호
  4. 2016.04.05 시골 새벽
  5. 2016.02.24 을지로 입구
  6. 2015.09.07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7. 2012.06.03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8. 2012.05.24 쓰러진 벚나무를 보고

2016. 12. 9. 11:05 문학

달을 보며 2

어린 시절, 일단의 문제가 해결되고 병역을 수행하며 나름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모충동 청주 교대 맞은편 이층 집에 살고 있을 때,
부엌 앞 한귀퉁이에 놓인 장판깔린 마루에 누워 밤하늘을 보다가
달이 너무 밝아 감정이 부풀어 올랐던 그 날 쓴 시다.
역시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했다. 

 

달을 보며 2

나는생각한다너를달을보며생각한다너를아름다운너를달을보며생각한다나는
생각한다달을보며너를아름다운생각한다달을보며나는너를아름다운너를이밤
도뒤척이면서깊어가는어둠에여위어가며죽어도좋을연심과여명으로물들이며
나는아름다운너를나는달을보며생각한다아름다운너를달을보며생각한다나는
생각한다달을보며너를아름다운너를생각한다달을보며너를생각한다나는나는

90.3.12.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백  (0) 2016.12.09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Posted by 게 르 니 카

2016. 12. 9. 10:57 문학

여백

아주 오래 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을 때 
조금 늦가을 쌀쌀한 아침에 충북대 뒷길 쯤의 길을 가다가 
한 무더기 코스모스를 보고 시를 쓴 적이 있다.
당시의 나로서는 좋아하지 않던 '연애시' 를.

그 시를 당시 전동 타자기로 타이핑을 해놓았었는데 
짐을 정리하다가 발견했다.

당시의 감정, 흘러간 시간, 현재의 나, 많은 생각이 든다.

 

 

여백

 

연분홍 코스모스 바람에 날리는
혼자 걷는 이술내려 추운 거리에
밤이 남긴 고독의 전설 부스러기.
수채화처럼 투명한 아침 풍경.
꽃잎이 전하는 지나간 계절.

 

연분홍 코스모스 바람에 날리는
혼자 걷는 이슬내려 추운 거리에
너무 푸르게 맑은 하늘.
젊은 연인이 서로의 운명을 알지 못하고 짓는 웃음.
빛바랜 영화 광고 속
어린 여배우의 미소.

 

연분홍 코스모스 바람에 날리는
혼자걷는 이슬내려 추운 거리에
허스키한 잊혀진 여가수의 슬픈 노래.
산다는 건
일기장의 여백을 채우는
광대의 어설픈 몸짓.
나는
나의 아직은 많은 일기장의 여백을
너의 이름 세 글자로
너의 맑은 얼굴로 채우고 싶네.

 

연분홍 코스모스 바람에 날리는
혼자 걷는 이슬내렬 추운 거리에.

 

1988.10.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을 보며 2  (0) 2016.12.09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Posted by 게 르 니 카

2016. 6. 11. 01:04 문학

전화번호

핸드폰을 정리하다 보니 메모장에 언제 썼는지도 모르는 시가 하나 들어 있다.

내용을 보니 어떤 사건이 소재가 되었는지 짐작이 된다. 

아마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오면서 썼을 것이다.



전화번호


버스 창 밖으로

이번 겨울 처음인 것 처럼

눈은 내리고

알 수 없는 번호로 메시지가 와서

나를 보고 싶다 하는데


알 수 없는 번호가 너무 궁금해 

내 가슴이 답답해 오네


첫사랑 그녀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녀와의 사랑이 자꾸 떠올라

좁은 좌석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서툰 몸짓만 기억이 날 뿐

아! 이젠 그녀의 이름도

얼굴도 떠오르지 않아.


눈은 녹고 있는데

버스는 집 앞에 도착해


나는 내려 멀어져 가는

버스를 보고만 있네.


2016.1.20.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을 보며 2  (0) 2016.12.09
여백  (0) 2016.12.09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Posted by 게 르 니 카

2016. 4. 5. 08:50 문학

시골 새벽

아침부터 하루종일 자전거 타고, 낚시하고, 운동하고 했더니만 저녁을 먹자마자 몸이 무거워 9시에 바로 잠이 들었다. 사람들이 노래방 기기 앞에서 떼창을 하는지 온 펜션이 들썩거리는 것이 잠결에도 느껴졌다.


잠을 일찍 자기도 했고 옆 사람의 뒤척임이 심하기도 해서 새벽 3시에 잠이 깨버렸다.

핸드폰 라이트를 비추며 확인하니 사람들이 곳곳에 널부러져 있다.


500ml 맥주캔 하나를 들고 주차장 가 벤치에 앉아서 어두운 시골 풍경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아래 사진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을 찍고는 혼자 감탄해서 시를 쓰고 싶어졌다.



시골 새벽


사방은 어두운데

거미줄처럼 낡은 빛이 걸려있는

가로등만 힘들게 서 있다.


뒤척이는 산.

긴 새벽.


잔 생각들이

가로등 주위 날벌레가 되어

날아 다닌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백  (0) 2016.12.09
전화번호  (0) 2016.06.11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0) 2012.06.03
Posted by 게 르 니 카

2016. 2. 24. 00:10 문학

을지로 입구

14년 12월 23일 저녁, 아는 분을 만나 망원역 근처 망원시장에서 

저렴하면서 아주 맛있는 칼국수를 먹었다. 자리를 옮겨 이런저런 

소소한 얘기를 안주로 술을 한 잔 하고는 집에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2호선 전철을 탔다.


을지로 입구에서 내려 올라오는데 경기가 안좋아서 그런지 노숙자가

많이 보였다. 걸어가면서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입구 근처에

50 대 중반 정도의 여자분으로 보이는 분이 구석에서 골판지를 세워 둘러 

놓고는 담요를 덮으면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맘으로 지하철 입구 계단을 올라오는데 백화점 건물과 주변 나무들에

전등이 너무 환해서 울컥해버렸다.


집에 오는 버스 좌석에 앉아 시를 쓰며 슬퍼했다. 




을지로 입구


성탄을 며칠 앞 둔 을지로 입구

백화점 앞 가로수에 걸린 전구는

노랗게 세상을 밝히는데


지하철 입구에는

골판지로 세상과 담을 쌓은 노숙자가 

담요로 얼굴을 덮는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0) 2012.06.03
쓰러진 벚나무를 보고  (0) 2012.05.24
Posted by 게 르 니 카


 

간만에 친구와 자전거를 타기로 했는데
수원 집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좋았는데
서울 쪽은 비가 많이 오네요
양재천 탄천 합수부 다리 밑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시가 쓰고 싶어져 막 한편을 썼네요


비 오는 탄천변

비는 오고
하천은 흐르고
바람이 분다
바람에 비는 이리저리 흔들리고
다리 밑에서
그 비를 쳐다본다

시간은 가고
비는 그칠줄 모르고
비에 젖은 비둘기가
내게로 다가오지만
서로 쳐다보기만 할 뿐

비에 젖은 자동차 소리만 들려오고
사람은 드문데
비는 계속 내린다

다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만 남기고
비둘기는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나는
비오는 하늘만 쳐다본다
바람에 날리는 비만
쳐다본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0) 2012.06.03
쓰러진 벚나무를 보고  (0) 2012.05.24
Posted by 게 르 니 카

끝  - 김지하

기다림 밖엔
그 무엇도 남김 없는 세월이여
끝 없는 끝들이여
밑 없는 가없는 모습도 없는
수렁 깊이 두 발을 묻고 하늘이여
하늘이여

외쳐 부르는 이 기나긴 소리의 끝
연꽃으로도 피어 못 날 이 서투른 몸부림의 끝
못 믿을 돌덩이나마 하나
죽기 전엔 디뎌보마
죽기 전엔

꿈 없는 네 하얀 살결에나마 기어이
불길한 꿈 하나는 남기고 가마
바람도 소리도 빛도 없는 세월이여 기다림 밖엔
남김 없는 죽음이 죽음에서 일어서는
외침을 칼날을 기다림 밖엔
끝 없는 끝들이여

모든 끝들이여 잠자는 끝들이여
죽기 전엔 기어이
결별의 글 한 줄은 써두고 가마


요즘 이래저래 우울증이 겹치고 심해져서 멘붕까지 왔다.
내가 지금까지 뭘하며 뭘 추구하며 살아왔는지 다 까먹었다.
며칠 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쓰러진 벚나무를 보고  (0) 2012.05.24
Posted by 게 르 니 카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 컴퓨터 파일 정리하다가 보여서 올려봅니다.

때는 한참 벚꽃이 만발하던 올 봄이었습니다. 4월 중순 정도였나...

전 날 저녁 탄천 자전거 도로의 노란 가로등 밑에 눈처럼 하얀 벚꽃 들을 보며

퇴근했었는데 밤새 비바람이 불더니 아침에 자출하는데, 분당 서울대 병원 근처에

몇 그루 벚나무가 자전거 도로 옆으로 쓰러져 있는 것입니다.

( 그 때 사진을 찍어뒀어야 하는데... 아래 사진은 그냥 분위기 차원에서... )

그 풍경을 보는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며...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詩心이 폭발하더군요. 그 후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머리 속으로 퇴고를

거듭해 회사에 도착해서 샤워하고는 바로 시를 써버렸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노란 가로등 밑에
하얀 그 녀의 뺨보다 더 하얗던
벚꽃 나무가

꽃잎이 무거웠나 보다

비 내린 다음 날 아침
그 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바닥에 흩어진 잎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화번호  (0) 2016.06.11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0) 2012.06.03
Posted by 게 르 니 카
이전버튼 1 이전버튼

블로그 이미지
게 르 니 카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