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4. 00:10 문학

을지로 입구

14년 12월 23일 저녁, 아는 분을 만나 망원역 근처 망원시장에서 

저렴하면서 아주 맛있는 칼국수를 먹었다. 자리를 옮겨 이런저런 

소소한 얘기를 안주로 술을 한 잔 하고는 집에 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 

2호선 전철을 탔다.


을지로 입구에서 내려 올라오는데 경기가 안좋아서 그런지 노숙자가

많이 보였다. 걸어가면서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입구 근처에

50 대 중반 정도의 여자분으로 보이는 분이 구석에서 골판지를 세워 둘러 

놓고는 담요를 덮으면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안타까운 맘으로 지하철 입구 계단을 올라오는데 백화점 건물과 주변 나무들에

전등이 너무 환해서 울컥해버렸다.


집에 오는 버스 좌석에 앉아 시를 쓰며 슬퍼했다. 




을지로 입구


성탄을 며칠 앞 둔 을지로 입구

백화점 앞 가로수에 걸린 전구는

노랗게 세상을 밝히는데


지하철 입구에는

골판지로 세상과 담을 쌓은 노숙자가 

담요로 얼굴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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