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3. 13:47 문학
김지하의 '끝' 이란 시를 읽고....
끝 - 김지하
기다림 밖엔
그 무엇도 남김 없는 세월이여
끝 없는 끝들이여
밑 없는 가없는 모습도 없는
수렁 깊이 두 발을 묻고 하늘이여
하늘이여
외쳐 부르는 이 기나긴 소리의 끝
연꽃으로도 피어 못 날 이 서투른 몸부림의 끝
못 믿을 돌덩이나마 하나
죽기 전엔 디뎌보마
죽기 전엔
꿈 없는 네 하얀 살결에나마 기어이
불길한 꿈 하나는 남기고 가마
바람도 소리도 빛도 없는 세월이여 기다림 밖엔
남김 없는 죽음이 죽음에서 일어서는
외침을 칼날을 기다림 밖엔
끝 없는 끝들이여
모든 끝들이여 잠자는 끝들이여
죽기 전엔 기어이
결별의 글 한 줄은 써두고 가마
요즘 이래저래 우울증이 겹치고 심해져서 멘붕까지 왔다.
내가 지금까지 뭘하며 뭘 추구하며 살아왔는지 다 까먹었다.
며칠 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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