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11. 01:04 문학

전화번호

핸드폰을 정리하다 보니 메모장에 언제 썼는지도 모르는 시가 하나 들어 있다.

내용을 보니 어떤 사건이 소재가 되었는지 짐작이 된다. 

아마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오면서 썼을 것이다.



전화번호


버스 창 밖으로

이번 겨울 처음인 것 처럼

눈은 내리고

알 수 없는 번호로 메시지가 와서

나를 보고 싶다 하는데


알 수 없는 번호가 너무 궁금해 

내 가슴이 답답해 오네


첫사랑 그녀가 생각나기도 하고

그녀와의 사랑이 자꾸 떠올라

좁은 좌석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데


서툰 몸짓만 기억이 날 뿐

아! 이젠 그녀의 이름도

얼굴도 떠오르지 않아.


눈은 녹고 있는데

버스는 집 앞에 도착해


나는 내려 멀어져 가는

버스를 보고만 있네.


2016.1.20.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을 보며 2  (0) 2016.12.09
여백  (0) 2016.12.09
시골 새벽  (0) 2016.04.05
을지로 입구  (0) 2016.02.24
비오는 탄천가에 앉아서  (0) 2015.09.07
Posted by 게 르 니 카

블로그 이미지
게 르 니 카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